
1997년 부산의 작은 스케이트보드 매장으로 출발한 카시나(Kasina)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한정판 협업 신발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국내 스트리트 패션 1세대 대표 편집숍으로 자리매김한 기업이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카시나가 최근 뼈아픈 투자 실패가 있었다.
카시나는 지난 2022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크앤파트너스로부터 4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신주 발행을 통해 약 25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되었고, 나머지는 구주 거래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둑한 현금을 확보한 카시나는 2022년 축구 웹 매거진 및 풋볼 편집숍 '오버더피치'를 운영하는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를 인수하고, 한정판 스니커즈 발매 플랫폼 '슈프라이즈' 운영사인 플래튼에 지분을 투자하며 외형 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인수했던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가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카시나는 재무적 타격을 입게 되었다.

[자료: 카시나 홈페이지]
자회사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 파산으로만 136억 원 손실
파산의 여파는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2024년 0.3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대손상각비는 2025년 무려 30.3억 원으로 폭증했다. 파산한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 약 26.6억 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기 때문이다.
피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카시나가 해당 기업에 빌려준 대여금 71.9억 원과 미수이자 약 2.2억 원 역시 전액 회수 불가능 판정을 받으며, 총 74.1억 원이 영업외비용인 '기타의 대손상각비'로 인식되었다. 여기에 (주)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 지분에 대해 매도가능증권손상차손 약 35.4억 원이 추가로 반영되면서 장부가액은 '0원'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 한 곳에서만 136억 원에 가까운 큰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자산 매각으로 재무 건전성 확보… "성장통 딛고 본업 집중할 것"
이러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카시나는 발 빠른 자산 효율화 조치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카시나는 스투시와의 DT 계약이 종료되자, 이를 오히려 선제적 대응의 계기로 삼아 2025년 12월 신사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26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26년 1월 말 잔금 수령을 완료하며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한 매각 대금 중 150억 원을 차입금 상환 등에 즉시 사용하면서 선제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다지는 기회로 삼았다.
에이치나인피치스튜디오 등의 투자 실패는 카시나에게 분명 뼈아픈 교훈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카시나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본업 '편집숍 매장 운영'에 다시금 집중할 수 있는 튼튼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투시 유통 계약의 종료와 투자 회사의 파산 등은 카시나에게 좋지 않은 기억이겠지만, 이를 기업이 한 단계 더 성숙하기 위해 겪는 '성장통'으로 생각한다면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스트리트 패션 불모지에서 문화를 선도해 온 카시나가 지난 아쉬움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아, 2026년에는 본연의 무대에서 더욱 멋진 모습으로 활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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