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15 TUETUESDAY, SEPTEMBER 15, 2026

대학생 필수 사이트였던 해피캠퍼스…AI 시대 매출 38% 줄었다

대학생 필수 사이트였던 해피캠퍼스…AI 시대 매출 38% 줄었다

대학생들이 과제와 시험을 준비할 때 해피캠퍼스부터 검색하던 시절이 있었다. 다른 사람이 작성한 리포트와 논문, 시험자료 등을 유료로 내려받는 지식거래 플랫폼이다.

해피캠퍼스를 운영하는 에이전트소프트는 2000년 설립됐다. 2004년 보도에 따르면 2003년 매출이 약 30억 원에 달했다. 당시 서울 본사 직원은 10명이었다. 현재 회사가 밝힌 회원 수는 약 800만 명이다.

20여 년이 지난 지난해 에이전트소프트의 매출은 33.7억 원이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 지식거래 시장을 개척한 회사지만 최근 실적은 뚜렷한 하락세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자료조사와 리포트 초안 작성을 대신하면서 해피캠퍼스의 기존 사업모델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매출 4년 연속 감소…지난해 감소폭 더 커져

에이전트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33.7억 원으로 전년보다 37.8% 줄었다. 매출은 2021년 66.6억 원을 기록한 뒤 2022년 62.1억 원, 2023년 56.8억 원, 2024년 54.2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감소폭이 더 커졌다.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매출이 49.4% 줄었다.

거래 수수료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수수료 수입은 2024년 51.4억 원에서 지난해 31.6억 원으로 38.5% 줄었다. 전체 매출 감소액 20.5억 원 가운데 19.8억 원이 수수료 수입에서 발생했다. 자료 판매와 이용이 줄면서 관련 비용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원가는 22.9억 원에서 13.8억 원으로 39.8% 줄었다. 다만 감사보고서의 계정 분류만으로 매출원가가 판매자 정산금인지, 다른 콘텐츠 비용까지 포함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매출총이익은 31.2억 원에서 19.9억 원으로 감소했다. 판매비와관리비도 35.4억 원에서 30.8억 원으로 12.9% 줄었지만 매출 감소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인력 관련 비용은 20.2억 원에서 16.9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손실은 2024년 4.1억 원에서 지난해 10.9억 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손실률도 7.6%에서 32.3%로 높아졌다.

매출 감소를 모두 AI 탓으로 볼 수는 없다

해피캠퍼스의 매출 감소가 AI 확산 이후에만 시작된 것은 아니다. 매출은 생성형 AI가 대중화되기 전인 2022년부터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무료 자료 증가, 대학 과제 문화의 변화 등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가 기존 사업의 약화를 재촉했다는 점은 회사의 AI 전환 과정에서도 확인된다.

해피캠퍼스의 AI 서비스 구축을 맡은 메가존클라우드는 프로젝트 배경을 설명하며 AI 글쓰기 도구의 확산으로 기존 리포트와 문서 콘텐츠의 경쟁력이 약해졌고, 사용자 감소와 매출 하락, 판매자 이탈이 함께 나타났다고 밝혔다.

판매자가 줄면 새로 올라오는 자료도 감소한다. 자료가 부족해지면 구매자가 이탈하고, 구매자 감소는 다시 판매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도 판매자 이탈에 따른 콘텐츠 공급 감소가 해피캠퍼스의 차별성을 약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과제 주제를 검색한 뒤 비슷한 리포트를 구매해야 했다. 이제는 생성형 AI에 주제와 분량, 목차를 입력하면 짧은 시간 안에 초안을 만들 수 있다. 해피캠퍼스가 판매해 온 자료의 역할 가운데 일부를 AI가 대신하기 시작한 것이다.

순이익 26.3억 원, 본업이 좋아진 결과는 아니다

지난해 에이전트소프트는 26.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영업손실이 10.9억 원인데도 순이익은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이익이 적자를 메웠다. 단기매매증권 평가이익이 26.5억 원, 처분이익이 9.1억 원이었다. 두 항목을 합하면 35.6억 원으로 지난해 순이익보다 많다.

손실을 함께 반영하면 금융상품 처분·평가에서 발생한 순이익은 약 33.3억 원이다. 이 가운데 25.6억 원가량은 보유 중인 증권 가격이 오른 데 따른 순평가이익이다. 장부에는 이익으로 반영되지만 실제 매각 전에는 확정되지 않은 금액이다.

반대 사례도 있다. 2022년에는 영업이익 1.4억 원을 냈지만 단기매매증권 처분손실과 평가손실이 총 61.9억 원 발생했다. 그 결과 순손실은 55.5억 원에 달했다. 금융상품이 본업의 적자를 보완하기도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전체 손익을 크게 흔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금융자산 186.2억 원…부채도 198억 원

지난해 말 에이전트소프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7억 원, 단기투자증권은 173.5억 원이었다. 합계 186.2억 원으로 총자산 244.8억 원의 76.1%에 해당한다. 다만 이를 모두 회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말 부채가 198억 원으로 금융자산보다 많기 때문이다. 부채 가운데 선수금이 150.2억 원, 미지급금이 47.1억 원을 차지한다.

선수금은 회사가 고객 등으로부터 먼저 받은 돈으로 향후 서비스 제공이나 정산 의무와 연결된다. 해피캠퍼스는 이용자가 충전한 금액으로 자료를 구매하고 판매자에게 수익금을 정산하는 구조다. 다만 선수금과 미지급금 가운데 회원 충전금과 판매자 정산금이 각각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재무자료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46.8억 원이었다. 에이전트소프트는 2022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2.8억 원, 2023년에는 마이너스 20.7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2024년 20.5억 원으로 플러스 전환한 뒤 지난해 46.8억 원으로 늘었다. 재무상태는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최근 자본 증가와 순이익에는 금융자산 평가·처분이익의 영향이 크다. 본업의 회복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해피캠퍼스가 꺼낸 해법도 AI

에이전트소프트는 AI와 맞서는 대신 AI를 기존 서비스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회사는 2024년 AI 문서 작성 서비스 ‘이지AI’를 출시했고 지난해 이지AI 2.1을 내놨다. 이지AI는 이용자가 주제를 입력하면 해피캠퍼스에 축적된 자료 가운데 관련 문서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문서 초안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아마존웹서비스의 클로드 3.5 모델을 이용한다. 생성된 목차와 전체 내용의 약 25%를 먼저 보여준 뒤 이용자가 결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AWS가 2024년 1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이지AI의 하루 활성 이용자는 약 470명, 하루 평균 생성 건수는 약 700건이었다. 서비스가 출시 초기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기존 자료 거래를 대체할 만큼 자리 잡았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규모가 크지 않았다. 지난해 수수료 수입이 38.5% 줄었다는 점을 보면 새 사업이 기존 자료 거래 감소를 상쇄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비용을 줄이면서도 연구개발비는 늘렸다. 경상연구개발비는 2024년 5억 원에서 지난해 5.5억 원으로 8.2% 증가했다. 매출과 인력 관련 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AI 서비스 개발에는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해피캠퍼스가 20여 년 동안 쌓은 자료는 과거에는 이용자가 직접 검색하고 구매하는 상품이었다. 앞으로는 AI가 문서를 작성할 때 참고하는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이 자료들이 무료 AI 서비스와 구분되는 품질과 신뢰도를 갖추고 있다면 오랜 데이터베이스가 다시 경쟁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봐야 할 숫자는 금융상품 평가이익이 포함된 순이익이 아니다. 수수료의 감소세가 둔화하는지, 이지AI가 의미 있는 유료 매출을 내는지, 영업손실이 줄어드는지가 중요하다. 이 세 가지가 확인돼야 해피캠퍼스가 AI로 줄어든 기존 시장을 AI를 활용한 새로운 시장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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