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시간 작동하는 보안 AI에 주목…고객사 투자 둘러싼 ‘순환 금융’ 논란에는 반박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다음 주요 시장으로 사이버보안을 꼽았다. AI가 코드를 작성하는 데서 나아가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찾아내고 사이버 공격을 막는 데 널리 쓰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황 CEO는 10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콘퍼런스에서 코딩 능력이 오류 탐지로 이어지고, 이를 확장하면 사이버보안이라는 큰 시장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용자의 요청에 응답하는 코딩 도구와 달리 보안 시스템은 계속 작동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차이는 AI 사업의 수익성과도 연결된다. 기업의 보안 업무에 AI가 상시 투입되면 업무 시간이나 사용자의 질문 횟수에 관계없이 연산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장비 판매에 더해, 완성된 모델을 실제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수요가 늘어나는 셈이다.
AI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에도 보안은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볼 수 있는 분야다. 의심스러운 활동을 얼마나 빨리 찾아냈는지, 담당자가 처리해야 하는 경보를 얼마나 줄였는지, 사고 대응 시간을 얼마나 단축했는지가 구매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다만 자동화 범위가 넓어질수록 정상적인 업무를 공격으로 잘못 판단하거나 실제 위협을 놓치는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엔비디아는 이미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시스코, 팔란티어 등과 AI 기반 보안 도구를 개발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황 CEO의 발언은 이런 사업 확대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황 CEO는 AI 위험을 강조하는 업계의 움직임에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그는 최근 사이버보안 논의가 활발한 이유로 업계가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위험에 대한 경고에 제품을 판매하려는 동기도 작용한다는 취지다.
이를 기업들이 보안 사고를 의도적으로 일으킨다는 주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실제 위협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와 기업이 이를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엔비디아 역시 AI 사용이 늘수록 반도체 판매 기회가 커지는 만큼, 황 CEO의 낙관론에도 사업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이날 황 CEO는 엔비디아의 투자 방식에 제기된 ‘순환 금융’ 논란에도 반박했다. 엔비디아가 AI 기업이나 데이터센터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지원받은 기업이 다시 엔비디아 장비를 구매하는 구조를 두고 실제 수요보다 투자가 앞서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그는 “하나를 넣으면 백이 돌아온다. 그것이 순환인가”라고 반문했다. 고객사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거래가 엔비디아 기술의 판매 경로를 확보하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엔비디아의 사업 확장은 인수합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초 AI 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약 130억달러에 인수하는 거래를 발표했다. AI 모델을 배포하고 활용하는 개발자 생태계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기업 인수와 고객사에 대한 자금 지원은 거래 성격이 달라, 허깅페이스 인수 자체를 순환 금융의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투자한 돈보다 더 큰 매출이 돌아온다는 설명만으로 순환 금융 우려가 모두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최종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고, 그 수입으로 AI 기업들이 장비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느냐다. 투자금으로 확보한 구매 여력과 서비스 판매로 벌어들인 현금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사이버보안은 이 질문에 답할 후보 시장 중 하나다. 기업들이 AI 보안 도구의 효과를 확인하고 계약을 갱신한다면 지속적인 수요가 만들어질 수 있다. 황 CEO가 제시한 전망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보안업체의 유료 고객 증가와 재계약, AI 서비스 운영비를 반영한 수익성에서 확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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